2016. 6. 29. 19:45
어느새 마스터 스위츠는 그대로 클라우드의 별명 그 자체가 되었다. 요 며칠 동안에는 친애를 담아 그냥 마스터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아졌다.
"마스터 스위츠. 우리 왔어요."
"마스터."
"마스터! 여기 주문이요!"
설탕을 설탕으로 씻는 목가적인 전쟁의 나날들. 클라우드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검을 휘두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누군가 지적해 주지 않는다면 그게 고작 한 달 전이라는 것을, 클라우드는 쉽게 떠올리지 못했다.
티파가 나더러 생각이 너무 많다고 했던가. 성공했다. 클라우드는 지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지금 그는 케익을 만들어내는 기계나 마찬가지였다.
테이블에 앉은 손님의 모든 주문에 대응하고 잠시 숨을 돌리고 있자니 가게의 문이 벌컥 열렸다. 클라우드는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이 가게를 개장한 뒤로 저렇게 무례하게 들어오는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진짜냐? 진짜 여기 클라우드가 있다! 우리 저 녀석이 만든 케익 먹는 거냐고!"
"이미 알고 있었잖나."
턱스 행동 대장. 레노와 루드. 지긋지긋한 얼굴들이다. 그래도 이런 곳에 올 때는 제발 그 시커먼 양복은 벗어줬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빨리 좀 돌아갔으면 한다.
둘의 얼굴을 확인한 클라우드가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뿌렸다. 1년 반 전에는 도움을 받은 적도 있어서, 클라우드는 저 이인조를 생각만큼 야멸차게 뿌리치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여긴 왠 일이야?"
웅성웅성.
"마스터가 얼굴 찡그린 거 처음 봐."
"그러게. 접객 멘트도 하지 않고."
"누구지? 그런데 왠지 불량해 보이지 않아?"
레노가 웅성거리는 손님들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클라우드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었다.
"그렇게 날 세우지 말라고! 슬슬 우리 친구 아니냐."
클라우드가 코웃음을 쳤다.
"친구 좋아하네. 방해하지 말고 가라. 정신 사납다."
"또, 또 그런다 또... 우리 지난 번엔 사지를 함께 넘어서지 않았냐고?"
사지를 함께 넘었네 마네 하면 손님들이 놀란다고. 분위기 좀 읽고 그런 살벌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둬 줬으면 한다.
"그런데 우리 뒤에 사람들 눈 빛이 왜 이러냐? 이거 살기냐?"
레노가 가게 출입구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 불량배 놈들에겐 대기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새치기해서 들어왔다는 자각도 없는 것 같았다.
클라우드가 한 숨을 쉬며 말했다.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 주십시오, 손님. 대기 예상 시간은 네 시간입니다."
"뭐라고!?"
가게의 새하얀 분위기에 눌려 침묵으로 일관하던 루드가 기어코 소리를 질렀다. 조용히 하라고.
"진짜다. 영업에 방해되는 거 알았으면 좀 가라."
클라우드가 프라이팬에서 굽고 있던 조그맣고 동그란 과자를 두 개 꺼냈다.
"이거 줄 테니까."
클라우드가 과자를 휙휙 던졌다. 레노와 루드가 엉겁결에 받아들었다.
"뭐냐고 이게?"
웅성웅성. 그 답은 앉아있던 손님들이 크게 동요하며 내려주었다.
"설마...!"
"저건!?"
"구름과자? 구름과자라고?!"
"처, 처음 봐... 분명히 이름이 덴젤이나 마린이 아니라면 받아갈 수 없다는 그... 환상의..."
"마스터! 새치기나 하는 놈들에게 왜 그런 걸 줘요! 나한테 팔아요!"
클라우드가 난처하다는 듯 손님을 돌아보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조잡해서 손님께 상품으로 내놓을 만한 게 못 됩니다."
못보던 사이 클라우드는 완전히 파티셰가 되어 있었다. 레노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얼떨떨한 표정을 한 채 구름 과자를 입에 넣었다. 그리고 경악했다.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식감과 맛의 폭풍. 레노는 꾸밈없는 남자였다.
"으어! 뭐냐고 이거! 사기치는 거 아니냐고?"
어째 언젠가 들어봤던 것 같은 평을 내리는 레노. 역시 첫 날 만났던 그 녀석은 턱스와 같은 레벨이었음에 틀림없었다. 클라우드가 한 숨 쉬며 다시 한 번 꺼지라고 말하려 하는데, 레노가 참지 못하고 거침없이 외쳤다.
"이걸 니가 만들었냐? 이렇게 맛있는 건 난생 처음 먹아봤다! 좋은 말 할 때 프라이팬에 있는 거 전부 내놓으라고!"
웅성웅성웅성.
"마스터 스위츠 앞에서 무슨 판에 박힌 소릴!"
"지가 무슨 은행강도야? 천박하긴!"
"마스터, 절대 저런 불한당에게 굴복해서는 안됩니다!"
웅성웅성웅성.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손님들도 눈을 충혈시키며 레노와 클라우드를 번갈아 바라봤다. 그러나 손님들은 클라우드의 얼굴을 보고 경악했다.
클라우드는 완전히 방심 상태에 빠져 있었다. 약간 홍조를 띄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다른 손님들이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이 있었다. 그랬다. 이것은 클라우드가 가게를 열고 나서 처음으로 들을 수 있었던,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였다. 다들 황송해서 감히 내놓을 수 없었던 평가이기도 했다. 마스터 스위츠의 음식에 어찌 토를 달 수 있단 말인가.
서슬 퍼런 레노의 박력에 밀려 클라우드가 주섬주섬 봉투에 구름 과자를 담기 시작했다. 설마 레노 따위에게 기세에서 밀리다니. 클라우드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전부!"
"어? 어어..."
다른 손님들은 경악에 찬 눈으로 그 장면을 바라봤다. 하지만 곧 평정을 찾고 눈을 빛냈다. 마스터 스위츠가 칭찬에 약하다는 귀중한 사실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심지어 마스터는 당황한 얼굴은 그 이상으로 진귀한 수확이었다. 이 정보, 문 밖에 대기하고 있는 놈들과는 절대로 공유하지 않을 것이다.
클라우드는 스스로도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순순히 과자 봉투를 레노에게 넘겼다. 뒤 늦게 구름 과자를 삼킨 루드는 그 맛에 경도된 나머지 구름 과자가 담긴 봉투를 통째로 씹어먹을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레노가 희열에 찬 환호성을 내질렀다.
"고맙다 친구! 오늘은 이만 갈테니까 장사 잘하라고!"
"나 참. 진짜 왜 온거야."
레노가 제 정신으로 잠깐 돌아왔다. 그리고 아차 하는 표정으로 클라우드에게 다가왔다.
"아 참 참. 잊어버릴뻔 했다. 의뢰했던 일로 주임이 곧 찾아가겠다는 말을 전하러 왔다고. 전화는 대체 왜 안받는 거냐? 아니, 됐다. 이제 충분히 알 것 같다고."
레노가 클라우드에게 귓말로 속삭였다. 과연 손님들과는 공유하고 싶지 않은 뒷 세계의 이야기다. 갑자기 자신을 배려하는 레노를 클라우드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클라우드는 구름 과자를 통해 자신이 레노에게 VIP가 되었다는 사실까지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이번주 금요일 오후 6시. 장소는 세븐스 헤븐."
"그래. 알았다."
"기대하고 있겠다! 전부 모아서 가겠다고!"
방금 주임만 온다고 하지 않았나. 아니, 전부는 곤란하다. 루퍼스는 특히 껄끄럽고. 하지만 레노는 클라우드가 제지하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과자 봉투를 신주 단지 모시듯 품에 안고 바람같이 사라졌다.
클라우드는 어쩔 수 없이 마스터 스위츠의 얼굴로 돌아왔다. 곧 테이블 회전이 시작될 것이다. 클라우드는 곧 아무 생각없이 생업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숨어서 검을 휘두르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았다.
"마스터 스위츠. 우리 왔어요."
"마스터."
"마스터! 여기 주문이요!"
설탕을 설탕으로 씻는 목가적인 전쟁의 나날들. 클라우드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검을 휘두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누군가 지적해 주지 않는다면 그게 고작 한 달 전이라는 것을, 클라우드는 쉽게 떠올리지 못했다.
티파가 나더러 생각이 너무 많다고 했던가. 성공했다. 클라우드는 지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지금 그는 케익을 만들어내는 기계나 마찬가지였다.
테이블에 앉은 손님의 모든 주문에 대응하고 잠시 숨을 돌리고 있자니 가게의 문이 벌컥 열렸다. 클라우드는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이 가게를 개장한 뒤로 저렇게 무례하게 들어오는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진짜냐? 진짜 여기 클라우드가 있다! 우리 저 녀석이 만든 케익 먹는 거냐고!"
"이미 알고 있었잖나."
턱스 행동 대장. 레노와 루드. 지긋지긋한 얼굴들이다. 그래도 이런 곳에 올 때는 제발 그 시커먼 양복은 벗어줬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빨리 좀 돌아갔으면 한다.
둘의 얼굴을 확인한 클라우드가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뿌렸다. 1년 반 전에는 도움을 받은 적도 있어서, 클라우드는 저 이인조를 생각만큼 야멸차게 뿌리치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여긴 왠 일이야?"
웅성웅성.
"마스터가 얼굴 찡그린 거 처음 봐."
"그러게. 접객 멘트도 하지 않고."
"누구지? 그런데 왠지 불량해 보이지 않아?"
레노가 웅성거리는 손님들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클라우드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었다.
"그렇게 날 세우지 말라고! 슬슬 우리 친구 아니냐."
클라우드가 코웃음을 쳤다.
"친구 좋아하네. 방해하지 말고 가라. 정신 사납다."
"또, 또 그런다 또... 우리 지난 번엔 사지를 함께 넘어서지 않았냐고?"
사지를 함께 넘었네 마네 하면 손님들이 놀란다고. 분위기 좀 읽고 그런 살벌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둬 줬으면 한다.
"그런데 우리 뒤에 사람들 눈 빛이 왜 이러냐? 이거 살기냐?"
레노가 가게 출입구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 불량배 놈들에겐 대기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새치기해서 들어왔다는 자각도 없는 것 같았다.
클라우드가 한 숨을 쉬며 말했다.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 주십시오, 손님. 대기 예상 시간은 네 시간입니다."
"뭐라고!?"
가게의 새하얀 분위기에 눌려 침묵으로 일관하던 루드가 기어코 소리를 질렀다. 조용히 하라고.
"진짜다. 영업에 방해되는 거 알았으면 좀 가라."
클라우드가 프라이팬에서 굽고 있던 조그맣고 동그란 과자를 두 개 꺼냈다.
"이거 줄 테니까."
클라우드가 과자를 휙휙 던졌다. 레노와 루드가 엉겁결에 받아들었다.
"뭐냐고 이게?"
웅성웅성. 그 답은 앉아있던 손님들이 크게 동요하며 내려주었다.
"설마...!"
"저건!?"
"구름과자? 구름과자라고?!"
"처, 처음 봐... 분명히 이름이 덴젤이나 마린이 아니라면 받아갈 수 없다는 그... 환상의..."
"마스터! 새치기나 하는 놈들에게 왜 그런 걸 줘요! 나한테 팔아요!"
클라우드가 난처하다는 듯 손님을 돌아보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조잡해서 손님께 상품으로 내놓을 만한 게 못 됩니다."
못보던 사이 클라우드는 완전히 파티셰가 되어 있었다. 레노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얼떨떨한 표정을 한 채 구름 과자를 입에 넣었다. 그리고 경악했다.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식감과 맛의 폭풍. 레노는 꾸밈없는 남자였다.
"으어! 뭐냐고 이거! 사기치는 거 아니냐고?"
어째 언젠가 들어봤던 것 같은 평을 내리는 레노. 역시 첫 날 만났던 그 녀석은 턱스와 같은 레벨이었음에 틀림없었다. 클라우드가 한 숨 쉬며 다시 한 번 꺼지라고 말하려 하는데, 레노가 참지 못하고 거침없이 외쳤다.
"이걸 니가 만들었냐? 이렇게 맛있는 건 난생 처음 먹아봤다! 좋은 말 할 때 프라이팬에 있는 거 전부 내놓으라고!"
웅성웅성웅성.
"마스터 스위츠 앞에서 무슨 판에 박힌 소릴!"
"지가 무슨 은행강도야? 천박하긴!"
"마스터, 절대 저런 불한당에게 굴복해서는 안됩니다!"
웅성웅성웅성.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손님들도 눈을 충혈시키며 레노와 클라우드를 번갈아 바라봤다. 그러나 손님들은 클라우드의 얼굴을 보고 경악했다.
클라우드는 완전히 방심 상태에 빠져 있었다. 약간 홍조를 띄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다른 손님들이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이 있었다. 그랬다. 이것은 클라우드가 가게를 열고 나서 처음으로 들을 수 있었던,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였다. 다들 황송해서 감히 내놓을 수 없었던 평가이기도 했다. 마스터 스위츠의 음식에 어찌 토를 달 수 있단 말인가.
서슬 퍼런 레노의 박력에 밀려 클라우드가 주섬주섬 봉투에 구름 과자를 담기 시작했다. 설마 레노 따위에게 기세에서 밀리다니. 클라우드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전부!"
"어? 어어..."
다른 손님들은 경악에 찬 눈으로 그 장면을 바라봤다. 하지만 곧 평정을 찾고 눈을 빛냈다. 마스터 스위츠가 칭찬에 약하다는 귀중한 사실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심지어 마스터는 당황한 얼굴은 그 이상으로 진귀한 수확이었다. 이 정보, 문 밖에 대기하고 있는 놈들과는 절대로 공유하지 않을 것이다.
클라우드는 스스로도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순순히 과자 봉투를 레노에게 넘겼다. 뒤 늦게 구름 과자를 삼킨 루드는 그 맛에 경도된 나머지 구름 과자가 담긴 봉투를 통째로 씹어먹을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레노가 희열에 찬 환호성을 내질렀다.
"고맙다 친구! 오늘은 이만 갈테니까 장사 잘하라고!"
"나 참. 진짜 왜 온거야."
레노가 제 정신으로 잠깐 돌아왔다. 그리고 아차 하는 표정으로 클라우드에게 다가왔다.
"아 참 참. 잊어버릴뻔 했다. 의뢰했던 일로 주임이 곧 찾아가겠다는 말을 전하러 왔다고. 전화는 대체 왜 안받는 거냐? 아니, 됐다. 이제 충분히 알 것 같다고."
레노가 클라우드에게 귓말로 속삭였다. 과연 손님들과는 공유하고 싶지 않은 뒷 세계의 이야기다. 갑자기 자신을 배려하는 레노를 클라우드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클라우드는 구름 과자를 통해 자신이 레노에게 VIP가 되었다는 사실까지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이번주 금요일 오후 6시. 장소는 세븐스 헤븐."
"그래. 알았다."
"기대하고 있겠다! 전부 모아서 가겠다고!"
방금 주임만 온다고 하지 않았나. 아니, 전부는 곤란하다. 루퍼스는 특히 껄끄럽고. 하지만 레노는 클라우드가 제지하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과자 봉투를 신주 단지 모시듯 품에 안고 바람같이 사라졌다.
클라우드는 어쩔 수 없이 마스터 스위츠의 얼굴로 돌아왔다. 곧 테이블 회전이 시작될 것이다. 클라우드는 곧 아무 생각없이 생업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숨어서 검을 휘두르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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