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7 에필로그
FF7 Epilogue 3. 해결사 (2)
nameless7777
2017. 5. 18. 18:58
'클라우드가 늦네. 연락도 안되고.'
티파는 정신없이 몰려드는 손님들을 맞이하며 남편의 조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세븐스 헤븐에 손님이 몰리는 화요일이다. 매주 화요일 클라우드는 티파를 위해 일찍 장사를 접고 가게 일을 도우러 온다.
뭐, 별 일이야 있겠어.
그러다 티파는 클라우드의 얼굴을 떠올리며 헤벌쭉 웃었다. 그리고 그 얼빠진 모습을 손님들께 들킬까 화들짝 놀랐다. 주책이다. 아무도 못 봤어야 할텐데. 티파는 부끄러움에 볼을 물들였다. 사실 남편의 얼굴은 적응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살을 맞대고 살아도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우연히 티파의 얼빠진 얼굴을 본 몇몇 손님들은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그것은 손님들의 주술적 오락이었다. 미드갈에는 티파가 남편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행운이 온다는 도시 전설이 있기 때문이다. 티파가 가진 수많은 이야기 중 가장 훈훈하고 신빙성 있는 부류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부류도 많이 있었지만.
티파는 마음을 다잡고 접객을 재개했다. 칵테일을 섞고, 안주를 대량 생산하고, 손님들의 계산서를 일일히 확인하고 정산한다. 스위츠를 만드는 것 외에는 완전 자동화되어 있는 마스터 오브 스위츠와는 달리, 티파가 운영하는 세븐스 헤븐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옛스러운 감성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영업장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편이 티파의 천성에도 맞는 모양이었다.
티파가 이변을 알아챈 것은 오후 8시가 넘어서였다. 눈치채지 못할 수가 없었다. 클라우드에게 세 번째 전화를 걸었을 때 티파의 휴대폰이 진동하며 산더미같은 문자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메시지가 워낙 많고 너무 빨리 지나가서 티파는 그 내용을 다 읽을 수도 없었다. 그러므로 티파가 제대로 읽을 수 있었던 메시지는 마지막 것 뿐이었다.
메시지를 읽은 티파의 눈에 벼락이 내려쳤다. 격분한 그녀가 무심코 발을 굴렀다. 그녀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충격파에 세븐스 헤븐은 아비규환에 빠졌다. 술잔이 바닥에 떨어져 깨졌고 손님들은 성대하게 음식물을 뒤집어 썼다. 티파가 만들어낸 미증유의 재난에 손님들은 숨소리 한번 내뱉지 못했다. 도시 전설 6. 지진 안정대인 미드갈에서 땅울림을 느꼈다면 그것은 어디선가 티파가 크게 화를 냈다는 뜻이다.
티파가 화를 냈다. 필시 그 가족에 연관된 일이며, 십중팔구 클라우드가 사고를 쳤으리라. 손님들은 진심으로 클라우드를 비난했다. 저 천사같은 사람에게 매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결혼을 했으면 사람이 달라지는 게 있어야지.
한편 분노로 가득찬 티파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자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녀는 지나가버린 메시지도 하나하나 다시 읽어보았다. 전에 클라우드와 함께 상의해서 설정해둔, 루퍼스 컴퍼니의 자경 조직에 의한 방어 프로토콜임을 확인한다. 하지만 그 마지막 메시지에 의해 이 모든 프로토콜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투박한 문체로 보건데 이것은 클라우드가 직접 보낸 것이 아니다. 자동 발송된 방식이라면, 이미 이상 사태가 발생한 지 1시간 이상 흘렀다는 이야기다.
티파는 세븐스 헤븐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최악의 상황이다. 더없이 급박했다. 티파는 이리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리나의 목소리 역시 다급했다. 예상대로 그녀는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다.
- 아니에요. 티파. 루퍼스 컴퍼니는 결코 세븐스 헤븐과 마스터 오브 스위츠를 적대하지 않습니다.
티파가 마지막으로 받은 메시지는 세번째 방어 프로토콜을 나타내는 패턴 C. 마린과 덴젤을 사수하는 패턴 A와 다른 점은 단 한가지 뿐이다.
루퍼스 컴퍼니의 배신 의혹. 확인 요망.
티파는 그들과 동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제와서 그들이 배신을 한다니 믿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턱스에게 말로 밀리는 순간 끝이다. 티파는 부러 표독한 말투를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어렵지 않았다. 어쨌든 티파는 지금 엄청나게 화가 나 있었으니까.
"어떻게 패턴 C에 대해 알고 있는 거야? 내가 수상하게 느낄 수 밖에 없잖아?"
- 티파. 우리는 턱스입니다. 턱스에게는 누구도 비밀을 가질 수 없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그것 뿐이에요.
티파의 뒤로 건물이 엄청난 속도로 후퇴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간판을 딛고 한 상가 건물의 옥상으로 도약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티파가 협박을 이어갔다. 그녀는 달인이다. 전력으로 달리고 있음에도 호흡 한 점 흐트러지지 않는다.
"뒤가 구린 일이 있으면 지금 말해. 전부 철회해. 그러면 아무도 죽지 않고 끝나."
그 착하고 인자한 티파가 죽음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았다. 보통 때라면 결코 사용하지 않는 어휘다. 이리나는 상황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 아니에요, 티파! 그렇지, 덴젤과 마린은 이미 저희가 보호하고 있습니다!
"혹시 협박하는 거야? 인질로 잡았다고? 그럼 죽어. 농담하는 거 아냐. 전부 죽일 거야."
- 티파, 제발!
이리나가 알고 있는 그녀는- 티파는 자신보다 자신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안위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므로 이는 단순한 협박이 아니다. 필요하다면 티파는 언제든 그렇게 할 수 있다. 지금 루퍼스 컴퍼니의 간부들은 전원 노후 보험을 파기하고 해외로 도주해야 할 판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겠지?"
- 물론이에요. 티파. 상황을 파악하고 10분 단위로 메시지를 보내겠어요. 마린과 덴젤은, 정말로 걱정할 필요 없어요. 그리고,
"길어. 끊어."
- 자자자자잠깐! 티파, 잠깐!
"뭐야. 혹시 고백할 생각이 든거야?"
- ...지금 사장실에 유피가 와 있거든요. 말씀 좀 해주시겠어요?
그러고보니 그랬다. 패턴 C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닌자 마스터와 공유하고 있는 정보다. 이것으로 루퍼스 신라의 배신에 의한 추가적인 위협은 완전히 잊어버려도 될 것이다. 루퍼스 컴퍼니가 프레지던트 루퍼스의 목을 걸고 진행해야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고마워 유피. 덕분에 골칫거리 하나 없앴어.
티파는 고개를 돌려 한 숨을 내쉬었다. 안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켜서는 안되니까. 그렇게 되면 애써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고 있던 이야기가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다.
티파는 강한 어조를 유지한 채 말했다. 슬슬 목구멍이 간질간질해서 앞으로도 계속 잘해나갈 자신이 없다. 그러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사용해야만 한다.
"어차피 녹음하고 있겠지? 내 말 유피에게 전해. 아직 목을 따진 말라고."
- ...감사해요 티파.
티파는 대꾸없이 전화를 끊었다. 으름장 놓은 사실에 대해 사과는 하지 않는다. 아직 그럴 이유가 없다.
그대신 티파는 계속 달렸다. 차량, 간판, 건물을 뛰어넘어 마스터 오브 스위츠를 향해 일직선으로 쏘아져 나갔다.
그녀에 대한 도시 전설이 늘었다. 그녀는 발을 굴러 지진을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바람처럼 빨리 달릴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티파는 정신없이 몰려드는 손님들을 맞이하며 남편의 조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세븐스 헤븐에 손님이 몰리는 화요일이다. 매주 화요일 클라우드는 티파를 위해 일찍 장사를 접고 가게 일을 도우러 온다.
뭐, 별 일이야 있겠어.
그러다 티파는 클라우드의 얼굴을 떠올리며 헤벌쭉 웃었다. 그리고 그 얼빠진 모습을 손님들께 들킬까 화들짝 놀랐다. 주책이다. 아무도 못 봤어야 할텐데. 티파는 부끄러움에 볼을 물들였다. 사실 남편의 얼굴은 적응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살을 맞대고 살아도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우연히 티파의 얼빠진 얼굴을 본 몇몇 손님들은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그것은 손님들의 주술적 오락이었다. 미드갈에는 티파가 남편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행운이 온다는 도시 전설이 있기 때문이다. 티파가 가진 수많은 이야기 중 가장 훈훈하고 신빙성 있는 부류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부류도 많이 있었지만.
티파는 마음을 다잡고 접객을 재개했다. 칵테일을 섞고, 안주를 대량 생산하고, 손님들의 계산서를 일일히 확인하고 정산한다. 스위츠를 만드는 것 외에는 완전 자동화되어 있는 마스터 오브 스위츠와는 달리, 티파가 운영하는 세븐스 헤븐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옛스러운 감성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영업장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편이 티파의 천성에도 맞는 모양이었다.
티파가 이변을 알아챈 것은 오후 8시가 넘어서였다. 눈치채지 못할 수가 없었다. 클라우드에게 세 번째 전화를 걸었을 때 티파의 휴대폰이 진동하며 산더미같은 문자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메시지가 워낙 많고 너무 빨리 지나가서 티파는 그 내용을 다 읽을 수도 없었다. 그러므로 티파가 제대로 읽을 수 있었던 메시지는 마지막 것 뿐이었다.
메시지를 읽은 티파의 눈에 벼락이 내려쳤다. 격분한 그녀가 무심코 발을 굴렀다. 그녀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충격파에 세븐스 헤븐은 아비규환에 빠졌다. 술잔이 바닥에 떨어져 깨졌고 손님들은 성대하게 음식물을 뒤집어 썼다. 티파가 만들어낸 미증유의 재난에 손님들은 숨소리 한번 내뱉지 못했다. 도시 전설 6. 지진 안정대인 미드갈에서 땅울림을 느꼈다면 그것은 어디선가 티파가 크게 화를 냈다는 뜻이다.
티파가 화를 냈다. 필시 그 가족에 연관된 일이며, 십중팔구 클라우드가 사고를 쳤으리라. 손님들은 진심으로 클라우드를 비난했다. 저 천사같은 사람에게 매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결혼을 했으면 사람이 달라지는 게 있어야지.
한편 분노로 가득찬 티파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자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녀는 지나가버린 메시지도 하나하나 다시 읽어보았다. 전에 클라우드와 함께 상의해서 설정해둔, 루퍼스 컴퍼니의 자경 조직에 의한 방어 프로토콜임을 확인한다. 하지만 그 마지막 메시지에 의해 이 모든 프로토콜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투박한 문체로 보건데 이것은 클라우드가 직접 보낸 것이 아니다. 자동 발송된 방식이라면, 이미 이상 사태가 발생한 지 1시간 이상 흘렀다는 이야기다.
티파는 세븐스 헤븐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최악의 상황이다. 더없이 급박했다. 티파는 이리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리나의 목소리 역시 다급했다. 예상대로 그녀는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다.
- 아니에요. 티파. 루퍼스 컴퍼니는 결코 세븐스 헤븐과 마스터 오브 스위츠를 적대하지 않습니다.
티파가 마지막으로 받은 메시지는 세번째 방어 프로토콜을 나타내는 패턴 C. 마린과 덴젤을 사수하는 패턴 A와 다른 점은 단 한가지 뿐이다.
루퍼스 컴퍼니의 배신 의혹. 확인 요망.
티파는 그들과 동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제와서 그들이 배신을 한다니 믿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턱스에게 말로 밀리는 순간 끝이다. 티파는 부러 표독한 말투를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어렵지 않았다. 어쨌든 티파는 지금 엄청나게 화가 나 있었으니까.
"어떻게 패턴 C에 대해 알고 있는 거야? 내가 수상하게 느낄 수 밖에 없잖아?"
- 티파. 우리는 턱스입니다. 턱스에게는 누구도 비밀을 가질 수 없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그것 뿐이에요.
티파의 뒤로 건물이 엄청난 속도로 후퇴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간판을 딛고 한 상가 건물의 옥상으로 도약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티파가 협박을 이어갔다. 그녀는 달인이다. 전력으로 달리고 있음에도 호흡 한 점 흐트러지지 않는다.
"뒤가 구린 일이 있으면 지금 말해. 전부 철회해. 그러면 아무도 죽지 않고 끝나."
그 착하고 인자한 티파가 죽음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았다. 보통 때라면 결코 사용하지 않는 어휘다. 이리나는 상황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 아니에요, 티파! 그렇지, 덴젤과 마린은 이미 저희가 보호하고 있습니다!
"혹시 협박하는 거야? 인질로 잡았다고? 그럼 죽어. 농담하는 거 아냐. 전부 죽일 거야."
- 티파, 제발!
이리나가 알고 있는 그녀는- 티파는 자신보다 자신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안위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므로 이는 단순한 협박이 아니다. 필요하다면 티파는 언제든 그렇게 할 수 있다. 지금 루퍼스 컴퍼니의 간부들은 전원 노후 보험을 파기하고 해외로 도주해야 할 판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겠지?"
- 물론이에요. 티파. 상황을 파악하고 10분 단위로 메시지를 보내겠어요. 마린과 덴젤은, 정말로 걱정할 필요 없어요. 그리고,
"길어. 끊어."
- 자자자자잠깐! 티파, 잠깐!
"뭐야. 혹시 고백할 생각이 든거야?"
- ...지금 사장실에 유피가 와 있거든요. 말씀 좀 해주시겠어요?
그러고보니 그랬다. 패턴 C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닌자 마스터와 공유하고 있는 정보다. 이것으로 루퍼스 신라의 배신에 의한 추가적인 위협은 완전히 잊어버려도 될 것이다. 루퍼스 컴퍼니가 프레지던트 루퍼스의 목을 걸고 진행해야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고마워 유피. 덕분에 골칫거리 하나 없앴어.
티파는 고개를 돌려 한 숨을 내쉬었다. 안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켜서는 안되니까. 그렇게 되면 애써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고 있던 이야기가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다.
티파는 강한 어조를 유지한 채 말했다. 슬슬 목구멍이 간질간질해서 앞으로도 계속 잘해나갈 자신이 없다. 그러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사용해야만 한다.
"어차피 녹음하고 있겠지? 내 말 유피에게 전해. 아직 목을 따진 말라고."
- ...감사해요 티파.
티파는 대꾸없이 전화를 끊었다. 으름장 놓은 사실에 대해 사과는 하지 않는다. 아직 그럴 이유가 없다.
그대신 티파는 계속 달렸다. 차량, 간판, 건물을 뛰어넘어 마스터 오브 스위츠를 향해 일직선으로 쏘아져 나갔다.
그녀에 대한 도시 전설이 늘었다. 그녀는 발을 굴러 지진을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바람처럼 빨리 달릴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